구매대행을 시작하면 첫 주문에서 바로 막히는 질문이 있습니다. 물건을 내 사업자 이름으로 들여올 것인가, 주문한 손님 이름으로 들여올 것인가.
답부터 적습니다. 구매대행은 손님의 개인통관고유부호로 통관합니다. 내 사업자통관고유부호를 쓰는 순간 그 거래는 구매대행이 아니라 내가 수입해서 파는 국내 판매가 됩니다. 세금 신고 방식도, 지켜야 할 의무도 통째로 달라집니다.
구매대행이 무엇인지부터 법에 적혀 있다
국세청은 구매대행을 별도 업종으로 두고 있습니다. 업종코드 525105, 이름은 해외직구 대행업입니다. 2020년에 신설됐습니다.
공식 온라인 몰을 통해 해외에서 구매 가능한 재화 등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 몰 이용자의 청약을 받아, 해당 재화 등을 이용자의 명의로 대리하여 구매한 후 이용자에게 전달해줌으로써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는 산업 활동 (국세청 해외직구대행 사업자 세무 안내)
이 정의에 답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용자의 명의로 대리하여 구매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내 이름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통관도 손님 이름으로 갑니다. 손님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받아 주문서에 넣는 것은 절차상의 번거로움이 아니라, 이 업종의 정의 그 자체입니다.
두 부호는 쓰임이 다르다
-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개인이 해외에서 물건을 받을 때 주민등록번호 대신 쓰는 식별 부호입니다. 구매대행에서는 주문한 손님의 부호를 씁니다.
- 사업자통관고유부호는 사업자가 자기 이름으로 수입할 때 씁니다. 재고를 들여와 국내에서 파는 방식입니다.
부호를 바꿔 쓰는 것은 서류 실수가 아니라 사업 형태를 바꾸는 일입니다.
해석 사업자통관으로 들여오면 국내에 물건을 들여놓고 파는 것이므로, 매출도 물건값 전체가 됩니다. 구매대행으로 남으려면 통관 명의부터 손님이어야 합니다.
세금에서 갈리는 지점
구매대행으로 인정되면 매출로 잡는 금액이 다릅니다.
공식 해외직구대행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대행수수료만 매출액으로 신고합니다. 물품구입비와 배송비는 제외합니다. (국세청 해외직구대행 사업자 세무 안내)
물건값 전체가 아니라 내가 받은 수수료만 매출입니다. 사업자통관으로 들여와 파는 방식이었다면 물건값 전체가 매출이 됩니다. 같은 물건을 팔아도 신고할 숫자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업자등록도 미룰 수 없습니다.
공식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반복적으로 국내 소비자를 대리해 해외 물품을 구입·배송 대행하면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며, 통신판매업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자등록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신청은 사업 시작일부터 20일 이내, 홈택스 또는 세무서에서 합니다. 구비서류는 사업자등록신청서, 임대차계약서(사업장을 임차한 경우), 본인신분증입니다. (국세청)
공식 간이과세는 직전 연도 공급대가 합계액이 1억 4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에게 적용됩니다. 2024년 7월 1일부터 적용된 기준이며, 부동산임대업과 과세유흥장소는 4,800만원 기준이 그대로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09조제1항, 국세청 2024-06-18 안내)
옛 글에 남아 있는 8,000만원은 더 이상 기준이 아닙니다. 구매대행은 수수료만 공급대가로 잡히므로 이 기준에서 유리한데, 신고 방법까지는 구매대행 부가세, 수수료만 매출로 신고하는 이유와 신고 방법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가사용 면세를 판매에 쓰면 안 된다
여기가 초보가 가장 많이 다치는 곳입니다.
공식 목록통관 기준금액은 미화 150달러, 미국발은 200달러입니다. 이 금액을 넘으면 목록통관에서 빠지고 정식 수입신고 대상이 됩니다. 같은 날 같은 해외 공급자에게서 산 물품을 면세 범위에 맞춰 나눠 들여오면 합산해 과세합니다. (관세청 간이 통관절차)
공식 판매를 목적으로 반입하는 물품은 일반수입신고 대상입니다. 물품가격이 미화 1,000달러를 넘는 물품도 같습니다. (관세청 우편물 통관)
소액 면세는 자가사용을 전제로 주는 혜택입니다. 내가 팔려고 들여오면서 자가사용으로 면세를 받는 것은 그 전제를 어기는 일입니다.
해석 구매대행에서 손님 명의로 통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물건을 받는 사람이 실제로 그 물건을 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미리 사서 쟁여 두고 파는 방식이라면 그건 처음부터 자가사용이 아니고, 통관 방식도 신고 방식도 다르게 가야 합니다.
부호를 받는 곳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관세청에서 발급합니다. 손님이 직접 받아야 하고, 판매자가 대신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관측 예전에 안내되던 유니패스 주소(`unipass.customs.go.kr/csp/persIndex.do`)를 2026년 9월 8일에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로 요청해 보니, 302 응답과 함께 관세청 전자상거래 통관포털(`ecos.customs.go.kr`)로 넘어갔습니다. 오래된 글에 적힌 주소를 그대로 따라가면 다른 화면을 만나게 됩니다.
해석 손님에게 발급 주소를 안내할 때는 옛 주소를 복사해 두지 말고, 관세청 전자상거래 통관포털에서 개인통관고유부호 메뉴를 찾아가게 안내하는 편이 오래 갑니다.
손님의 부호가 만료된다 (2026년부터)
여기서부터는 2026년에 바뀐 내용입니다. 손님 부호가 살아 있다고 가정하면 주문이 막힙니다.
공식 관세청이 「통관고유부호 및 해외거래처부호 등록·관리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6월 18일부터 시행했습니다. 개인통관고유부호에 유효기간 1년이 생겼습니다. 2026년 이후 신규 발급자는 발급일부터 1년, 2026년 이전 발급자는 2027년 본인 생일이 만료일입니다. 만료일 전후 30일 안에 갱신하지 않으면 그 부호는 자동 해지됩니다. 유효기간 안에 개인정보를 변경하거나 재발급받으면 그날부터 다시 1년으로 연장됩니다. 갱신·재발급은 관세청 누리집이나 가까운 세관에서 신청합니다. (관세청 보도자료)
해석 구매대행 판매자 입장에서 이건 남의 일이 아닙니다. 부호가 해지된 손님이 주문을 넣으면 통관에서 걸리고, 연락은 판매자에게 옵니다. 만료일이 생일 기준이라 시기가 손님마다 흩어져 있어서 한 번에 정리되지도 않습니다. 통관 지연 문의를 받으면 배송사부터 찾기 전에 손님 부호가 유효한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부호만으로는 주문이 안 되는 경우가 생겼다 (2026-08-28부터)
유효기간보다 먼저 부딪히는 변화입니다. 주문 화면에서 손님이 입력할 것이 하나 늘었습니다.
공식 관세청은 2026년 8월 28일부터 전자상거래 전용 통관플랫폼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일회용 인증번호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해외직구 주문 시 개인통관고유부호와 함께, 관세청이 이메일이나 문자로 보낸 일회용 인증번호를 거래 건별로 입력해야 합니다. 다만 관세청이 인정한 본인확인 체계를 갖춘 쇼핑몰을 이용하면 이 입력이 생략됩니다. 플랫폼은 서비스 안정화를 거쳐 연내 정식 개통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관세청 통관국장 브리핑 2026-08-24)
공식 적용 시점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기존 부호 보유자는 갱신하기 전까지는 지금처럼 부호만 입력해 주문할 수 있습니다. 갱신한 뒤부터는 부호와 일회용 인증번호를 둘 다 입력해야 합니다. 반면 8월 28일 이후에 부호를 새로 발급받거나 주소 등 발급 당시 정보를 변경하면 즉시 적용 대상이 됩니다. (관세청)
해석 판매자가 손님에게 부호만 물어보던 흐름이 언제까지나 통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주문이 통관에서 멈췄는데 부호가 멀쩡하다면, 그 손님이 최근에 부호를 갱신했거나 새로 발급받았는지부터 확인해 볼 만합니다. 인증번호는 손님 본인에게 가는 것이라 판매자가 대신 받을 수 없습니다.
부호 발급·갱신·해지, 관세 조회·납부·환급, 통관 현황과 이력, 일회용 인증번호 조회는 모두 관세청 전자상거래 통관포털 한 곳에서 처리하도록 묶였습니다.
첫 주문 전에 확인할 것
- 판매 페이지에 해외 구매대행임을 밝혀 두었는가
- 주문서에서 손님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받고 있는가
- 사업자등록을 업종코드 525105로 했는가
- 매출을 물건값이 아니라 대행수수료로 잡고 있는가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 있으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구매대행이 맞는지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이 글의 공식 항목은 국세청과 관세청이 공개한 자료를 근거로 적었습니다. 개별 사안의 판단은 세무서와 관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에 틀린 곳이 있으면 알려 주시면 고치고 수정 이력을 남기겠습니다.